최근 울산광역시의회를 보는 울산시민들은 도대체 시의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밥그릇 싸움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가뜩이나 찌는 듯한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더욱 짜증스럽게 만든다.
시의회 후반기 들어서 아직도 회의조차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법원의 판단에 내맡겨진 꼴을 보면 그들이 과연 주민의 대표로 선출된 市議員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보다 못한 시의회 의장선거를 둘러싼 아귀다툼은 참으로 가관이다.
울산시의회는 울산시민들에게 사과하라.
1993년 지방의회가 부활 된 지가 벌써 30년이 지났다. 30년이 지난 세월이면 성숙해야 할 나이이기도 한데 과거보다 못하다고 한다면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선거를 두고 법정으로 간 일이 있는지, ‘의장 선출 효력 정지’라는 초유의 상황이 있었는지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것도 서로 다른 政黨과의 다툼이나 경쟁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같은 당끼리 다투고 있는 상황을 보면 참으로 상식 이하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당 소속 시의원들끼리 의장 자리를 놓고 법정 시비로 간 것을 보면 그 당을 지지하고 그들을 선출했던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 울산광역시의회는 먼저 이러한 사태가 빚어진 데 대해서 울산시민들에게 사과하라.
지방의회는 다수 의원을 보유한 당이 議長을 맡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시민들은 없다. 그런데 같은 당 소속 시의원들 간에 의장 자리를 놓고 표 대결로 가는 것도 보기 힘든 일이지만 선출이 되고 나서도 뒷마무리가 되지 못하고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는 것도 참으로 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의장선거에 나섰던 두 시의원에게 문제가 없을 수 없지만, 그 이전에 이러한 문제를 만든 것은 국민의힘 울산광역시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울산시의회 의장 선출은 다수의석을 보유한 당, 즉 울산시당의 당협(지역)위원장 간에 사전 조율이 이루어져 왔고 그곳에서 추천된 시의원이 본회의에서 교황선출 방식으로 의장을 선출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렇지만 이번 시의회 의장선거는 국민의힘 울산시당에서 사전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그 배경에는 6개 당협위원장 간, 현역 국회의원 간에 시의장 선거를 두고 異見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면서 결국 시의원들에게 알아서 투표하라고 떠밀어 버린 것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울산시당이 알아서 하라고 떠밀어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당협위원장들은 특정인 당선을 위해 소속 시의원들을 뒤에서 조종한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데 공교롭게도 11대 11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면서 사달이 난 것이다.
법정 시비로 간 것 국민의힘 울산시당도 책임 있다.
상황이 이까지 왔으면 최소한 울산시당이 나서서 당사자들을 불러 조율했음이 맞을 듯한데 그것도 되지 못하고 법정으로 간 것을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참으로 집권 여당으로서 그들을 지지했던 많은 유권자와 울산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처사라 아니 할 수 없고 특히 법정으로 이 문제를 가도록 방관한 국민의힘 울산시당의 책임도 면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3일 긴급으로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마무리하고 임시회가 정상 가동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상임위 배정으로 두고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 것을 보니 과연 울산광역시의회나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울산시민들을 바보로 취급하는가?
울산시민들이 이렇게 비난하고 손가락질해도 아무도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는 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으니 짜증스럽기만 한 것이다.
앞으로 법원에서 인용된 ‘효력정지 가처분’이 본안 선고에서 ‘선출 무효’가 된다면 시의장 선거가 다시 실시될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때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설령 다음 의장이 선출됐다 하더라도 나름대로 계파가 생겨 시의회 운영은 사사건건 파행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울산시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과 함께 시민들 앞에 사과부터 표명하라. 이것이 집권 여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닌가 권고하는 바이다.
유권자들은 2년 후 시의회 사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채 2년도 남지 않은 시간에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분명 울산시민이나 유권자들은 이번 울산시의회 사태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현재 시의원들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들에게 표를 행사할 유권자는 울산시민이다. 아마 현재의 시의원들이나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고 과연 그들에게 다시 표를 줄지가 미지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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