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맛을 내는 데 있어 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조선시대의 다승(茶聖) 초의선사인 초록한(다신전)에서는 "茶者之神이요 水者茶之體"라고 말하며, 물은 차의 몸이고 차는 물의 정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차와 물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를 잘 보여줍니다.
찻물의 선택 또한 중요합니다. 솟아나는 샘물, 흐르는 유천, 돌틈에서 나오는 물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좋은 찻물은 가볍고, 맑으며, 시원하고,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냄새가 나지 않고, 비위에 맞아야 하며, 먹어도 탈이 없어야 합니다.
차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물을 잘 끓이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물을 끓이는 과정은 세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어목(魚目): 물고기 눈처럼 큰 방울이 생기며 가느다란 소리가 나는 단계입니다. 2. 용천연주(龍泉蓮珠): 물이 용솟음치고 구슬처럼 이어지는 단계입니다. 3. 등파고랑(滕派鼓浪): 북을 치듯 부글부글 끓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준비된 한 잔의 차는 영혼의 목마름과 정신의 갈증을 풀어주는 감로수의 한 방울과 같습니다. 차와 물의 조화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깊은 사유와 정서를 담은 경험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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