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신문
[이윤기의 기자수첩] 천년고도 경주, 산업폐기물 투기의 상처
경북신문 이윤기 기자수첩
울주신문 | 기사입력 2024/11/12 [20:22]

[이윤기의 기자수첩] 천년고도 경주, 산업폐기물 투기의 상처

경북신문 이윤기 기자수첩

울주신문 | 입력 : 2024/11/12 [20:22]

 





 


우리나라 대표 역사문화관광도시인 경주시의 모습이 많이 뒤틀려 있다. 1000년 간직한 신라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고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으나 곳곳에 산업단지가 생겨나면서 원래의 모습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경주시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자원만으로 시민들이 살아가기에 힘겨웠기 때문일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인구를 늘려야 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아닌가.

하지만 곳곳에 산업단지가 세워지면서 순기능을 감당하기도 하지만 주민들과의 마찰이 빚어지는가 하면 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원인은 환경문제다. 청정 농촌지역이 산업단지 조성으로 잘려나가고 뒤집혀졌다. 땅을 일궈 소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던 농민들은 갑자기 공장이 들어서면서 엄청난 환경의 변화를 느낀다. 소음과 교통문제, 대기수준의 악화 등 일일이 거론하기 어렵다.

최근 경주시 외동읍 냉천리 일대 농림지역에서 산업폐기물로 추정되는 물질을 불법투기하는 현장이 본보 취재에서 확인됐다. 액체의 폐기물을 농림지역에 구덩이를 파고 매립하고 덮는 방법으로 저질러진 이 불법행위로 발생하는 심한 악취로 말미암아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호소했다.

어느날 주민들의 인적이 뜸한 틈을 타서 다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폐기물을 버리고 가는 행위로 인근 농림지역 일대 지역이 심각한 환경 오염에 시달리고 있고 수질 오염으로 농작물에 영향을 미처 주민 생업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무분별하게 처리된 산업폐기물들이 이제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이 문제의 심각성은 단순한 환경 훼손을 넘어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관할 지자체의 관리 감독 부실, 허술한 법적 규제, 그리고 일부 기업들의 이기적인 행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주시는 이러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시 차원의 긴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더욱 강도 높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규제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천년고도 경주를 잘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경주시민의 의무다. 경주를 아끼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도시가 단순한 역사적 상징에 그치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도 건강하고 깨끗한 삶의 터전으로 남길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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